이호경 회장 [CEO 칼럼] 슬기로운 CEO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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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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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5-31 14:47
대부분 그렇듯이 필자의 회사도 해마다 워크숍(workshop)을 한다. 올해는 외부 강사 없이, 임직원 토론과 발표로 구성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자체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해 보자는 의미에서다. 주제는 '변화와 혁신'.
내부적으로 준비한 내용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알찼다. 신입사원부터 간부까지 치열한 고민 끝에 좋은 내용이 나왔고, 2부에서는 팀을 짜서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쏟아졌다. 시작은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이 나섰다. 직원들을 일일이 인터뷰한 뒤 영상으로 만들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무엇인지를 정리했다. MZ세대답게 미디어를 잘 다뤘고, 형식은 신선했으며, 내용은 알찼다.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업무 능력을 쌓고, 좋은 멘탈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분야별로 주제에 맞춰 발표했다. 새겨 둘 내용이 많아 메모하기에 바빴다. 개발본부의 A팀장은 '변화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중에 '나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눈에 띄었다. 솔직히 필자는 젊은 세대와 공감하고, 변화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들으며 혹시 그것이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업현장에서 뛰는 마케팅분야의 B과장은 "혁신은 마법이 아니라, 작은 변화를 쌓아가는 것"이라며 "영업현장의 작은 변화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해 또 한 번 귀를 기울이게 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경영기획팀의 C부장은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는 '회사의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직원의 행복'이라고 했다. 그 말의 엄중함을 느꼈다.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라는 말도 수첩에 진하게 적어 두었다.
쓴소리도 있었다. 우선 '주제'부터 입을 댔다. 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 대표에 대한 개인적인 부분도 있었다. 필자의 훈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간결하게 말한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회사 대표를 앞에 두고 대놓고 이야기하는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진심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직언(直言)이라고 하면 당태종의 신하 위징을 들 수 있다. 위징은 '감히 간언했고, 능히 간언했고, 훌륭히 간언했다'고 할 정도로 간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던 인물이다. 훌륭한 간언은 군주가 직언을 수용하여 서로 화합하고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바로 양신(良臣)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위징은 '충신(忠臣)'이 아니라 '양신'이 되겠다고 했다. 당태종은 위징이 죽자 슬퍼하며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복을 바로 입을 수 있다. 옛일을 거울로 삼으면 나라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또한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세상 사는 이치를 알 수 있다. 나는 이 세 가지 거울을 가지고 스스로의 잘못을 막으려 했다."
굳이 당나라 군신 관계까지 예로 드는 것은 그것이 배우고 익힐 옛일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필자는 직원, 즉 사람이라는 거울을 얻었다. 직원들의 진심을 알게 됐고, 그들이 던진 말이 역사 속의 직언이 아니라 오늘 살아 있는 생생한 '슬기로운 직언'이어서 더 고마웠다. 앞으로도 그 거울 앞에 서서 슬기로운 CEO생활이 어떤 것인지 늘 살필 것이다.
이호경 대영에코건설<주> 대표
내부적으로 준비한 내용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알찼다. 신입사원부터 간부까지 치열한 고민 끝에 좋은 내용이 나왔고, 2부에서는 팀을 짜서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쏟아졌다. 시작은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이 나섰다. 직원들을 일일이 인터뷰한 뒤 영상으로 만들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무엇인지를 정리했다. MZ세대답게 미디어를 잘 다뤘고, 형식은 신선했으며, 내용은 알찼다.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업무 능력을 쌓고, 좋은 멘탈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분야별로 주제에 맞춰 발표했다. 새겨 둘 내용이 많아 메모하기에 바빴다. 개발본부의 A팀장은 '변화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중에 '나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눈에 띄었다. 솔직히 필자는 젊은 세대와 공감하고, 변화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들으며 혹시 그것이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업현장에서 뛰는 마케팅분야의 B과장은 "혁신은 마법이 아니라, 작은 변화를 쌓아가는 것"이라며 "영업현장의 작은 변화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해 또 한 번 귀를 기울이게 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경영기획팀의 C부장은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는 '회사의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직원의 행복'이라고 했다. 그 말의 엄중함을 느꼈다.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라는 말도 수첩에 진하게 적어 두었다.
쓴소리도 있었다. 우선 '주제'부터 입을 댔다. 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 대표에 대한 개인적인 부분도 있었다. 필자의 훈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간결하게 말한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회사 대표를 앞에 두고 대놓고 이야기하는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진심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직언(直言)이라고 하면 당태종의 신하 위징을 들 수 있다. 위징은 '감히 간언했고, 능히 간언했고, 훌륭히 간언했다'고 할 정도로 간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던 인물이다. 훌륭한 간언은 군주가 직언을 수용하여 서로 화합하고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바로 양신(良臣)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위징은 '충신(忠臣)'이 아니라 '양신'이 되겠다고 했다. 당태종은 위징이 죽자 슬퍼하며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복을 바로 입을 수 있다. 옛일을 거울로 삼으면 나라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또한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세상 사는 이치를 알 수 있다. 나는 이 세 가지 거울을 가지고 스스로의 잘못을 막으려 했다."
굳이 당나라 군신 관계까지 예로 드는 것은 그것이 배우고 익힐 옛일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필자는 직원, 즉 사람이라는 거울을 얻었다. 직원들의 진심을 알게 됐고, 그들이 던진 말이 역사 속의 직언이 아니라 오늘 살아 있는 생생한 '슬기로운 직언'이어서 더 고마웠다. 앞으로도 그 거울 앞에 서서 슬기로운 CEO생활이 어떤 것인지 늘 살필 것이다.
이호경 대영에코건설<주> 대표